퇴원안내를 받을 때 교수님이 퇴원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아플 거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퇴원 후에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고통은 둘째치고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건더기 있는 건 아예 넘길 수가 없어서 그게 제일 힘들었다.
1일차-퇴원 당일 (점심, 저녁)/아픔강도★ ★ ★ ☆ ☆



퇴원 전날 미리 시켜놓은 죽과 연두부를 먹었다. 아침에 진통제를 맞고 와서 그런지 고통은 조금 있었지만 참을만해서 참고 뚝딱 다 먹었다. 뜨거운 음식은 아예 못 먹고 차갑게 먹거나 아예 식혀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저녁에 먹을 계란찜을 미리 해서 냉장고에 넣어놨다. 체에 걸러서 물을 많이 섞고 중탕시키면 푸딩 같은 계란찜이 된다. 저녁에는 죽이랑 계란찜을 먹고 뭔가 심심해서 집에 들어오는 길에 눈 마주쳐서 사 왔던 완두빵을 우유에 말아먹었다. 넘길 때 아픈감은 있으나 참고 먹을만했던 것 같다. 이때까지도 살만했나 보다.
2일차-아픔강도 ★ ★ ★ ★ ☆


평소에 죽을 별로 안 좋아해서 진짜 아파서 죽을 것 같지 않은 이상 죽 먹으면 힘없어서 더 아프다고 죽을 잘 안 먹는데 건더기도 없는 죽을 먹으려니 먹는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후기를 찾아봤는데 수술 다음날부터는 일반 죽이 나오는 병원도 있다고 해서 아침 일찍 계란죽을 끓여서 도전해 봤다. 간은 간장이랑 소금으로 살짝 했는데 평소 먹던 간보다 더 세서 한입 먹으니 상처부위가 타는 듯 아팠다. 허겁지겁 연두부를 꺼내서 몇 입 먹다가 나중에는 연두부도 같이 섞어서 먹었다. 아! 밥알도 숟가락으로 다 으깨서 먹었다. 일부러 밥알이 불어 터질 수 있게 오래 끓였는데도 아직 건더기는 무리였다. 이 날은 계란죽과 연두부로 삼시 세끼를 다 먹었다.
3~4일차-아픔강도 ★ ★ ★ ★ ★

3일차부터는 본격적으로 고통이 밀려왔다. 목이 아프다 못해 귀까지 아팠다. 3~4일차는 죽과 연두부로 연명했다. 죽은 서울우유에서 나온 죽으로 견과우유죽 1팩(10EA), 단호박우유죽 1팩(10EA)을 사서 번갈아 먹었다. 알갱이 같은 게 들어있기는 한데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연두부는 곰곰 연두부로 시켰다. 죽이랑 연두부는 그냥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그대로 꺼내서 차가운 상태로 바로 꺼내먹었다.
5일차-아픔강도 ★ ★ ★ ★ ★



5일차쯤 되니 죽이 너무 물린다. 아침에 죽 한 그릇에 약을 먹고 치즈케이크가 너무 먹고 싶어서 빵집으로 달려가 치즈케이크를 사 왔다. 사실 내가 원한 치즈케이크는 이게 아닌데 이거 하나 남았다고 해서 이거라도 사 왔다. 그리고 어제 퇴근길에 울집 아저씨가 뭐 필요한 거 없녜서 수프를 사다 달라했는데 수프랑 먹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 어렵게 공수한 치즈케이크를 집으로 모셔오고 수프에 물을 부어 창틀에 올려뒀다가 잘 식혀서 점심에 먹었다. 케이크 한 입, 수프 한 입 먹다가 목이 찢어질 듯 아파서 결국 수프에 말아먹었다. 점심에 케이크를 먹은 여파로 저녁은 얌전히 죽을 먹었다.
6일차- ★ ★ ★ ★ ★


건더기 없는 죽이 너무 물려서 시판용 소고기야채죽을 시켰다. 후리가케는 넣지 않고 그냥 먹었는데 역시 아프다ㅠㅠㅠㅠㅠㅠ 숟가락으로 조금 떠서 입에 넣고 가루가 될 때까지 한참을 씹어서 삼켜야 했다. 그냥 삼켰더니 야채 한 알 한 알 소고기 덩어리 한 알 한 알이 상처를 건들고 넘어가서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저녁에는 울집 아저씨가 어제 치즈케이크에 실패한 게 안쓰러웠는지 동네 빵집을 다 뒤져서 촉촉한 치즈케이크! 내가 원했던 치즈케이크를 사 와서 우유랑 같이 먹었다. 저번 치즈케이크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아파서 다 먹지는 못했다.
7일차- ★ ★ ★ ★ ★ 통증최고조


통증의 강도는 아침에 일어나 보면 알 수 있다. 아침에 막 깼을 때, 저녁에 잠들기 전 통증이 제일 심한데 이 날은 너무 아파서 입맛도 없고 아침도 걸렀다. 그래도 살아야겠어서 흰 죽을 끓여서 식혀뒀다가 점심에 간장 조금 올려서 먹었다. 한 입 먹자마자 간장 때문인지 목이 타들어갔고 어제저녁에 먹다 남은 치즈케이크를 조금씩 입에 넣고 우유랑 같이 먹었다. 치즈케이크마저 버릴 수 없다는 사명감으로 먹었다. 저녁에는 아침에 끓인 흰 죽과 임연수 구이를 조금씩 올려서 먹었다. 존맛탱! '이게 인간의 음식이구나' 하면서 먹었다.
퇴원 후 통증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고 먹는 게 힘들다 보니 식욕이 많이 떨어졌다. 퇴원하기 전에도 교수님이 많이 못 먹을 테니 열량이 높은 음식 위주로 먹으라고 했었는데 그 말을 왜 했는지 몸소 체험한 일주일이었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얼음가글을 많이 해주면 좋은데 나는 주로 밥 먹은 후 양치하고 하루 세 번 얼음가글을 해줬다. 중간중간 가래가 많이 껴서 힘들다 싶으면 냉장고에 넣어둔 생수로 가글을 해주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그동안 먹었던 것들을 보니 그동안 후기로 만나 뵈었던 편도수술을 선배님들보다 잘 먹은 편인 것 같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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