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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성인 편도절제수술 후기] 퇴원 후 2주차 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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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차-아픔강도★★★★★

아침에 일어나면 누가 수술부위를 밤새 때린 듯이 아프다 날카로운 통증보다는 묵직한 통증에 가깝다. 무언가 먹을 때는 날카로운 통증과 묵직한 통증이 같이 동반된다. 눈 뜨자마자 얼음물에 가글하고 스프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 어제 사온 스프를 끓였다. 식혀먹으니까 확실히 스프가 건더기도 없고 먹기 편했다. 점심에는 아저씨가 어제 퇴근길에 사다 준 치즈케익을 꺼내 먹었는데 당차게 꺼내서 한입 먹었다가 혼쭐나고 다시 냉장고행.. 촉촉한 치즈케익이라고 해짜나요.. 저녁은 간장 살짝 넣은 흰쌀죽에 바나나우유를 먹었다. 삼킬 때 아직 밥알이 크게 느껴지기도 했고 심심할까봐 간장으로 간을 좀 했더니 상처부위가 타듯이 아파서 먹다 포기하고 바나나우유로 대체했다. 

 

9일차-아픔강도★★★★☆

9일 차부터는 아침에 막 일어났을 때랑 뭐 먹을 때 조금 덜 아픈 것 같았다. 아침은 시켜놓은 파우치 죽을 먹고 점심에 어제 먹다 포기한 촉촉한 치즈케익을 재도전했는데 어제보단 먹을만했다. 그래도 오늘은 목을 좀 쉬게 해주고 싶어서 저녁에도 파우치 죽으로 때웠다. 파우치 죽도 슬슬 질리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맛을 두 가지로 시켜서 번갈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차-아픔강도★★★★☆

9일 차에 통증이 조금 덜했고 식단을 얌전하게 먹어서 그런지 10일 차에 조금 더 나아졌다. 그래서 아침, 점심은 연두부랑 파우치죽으로 얌전하게 먹고 저녁에는 사람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저녁에 울집 아저씨가 바베큐 고기를 시켜줘서 부드러운 부분만 골라 조심스럽게 새 모이만큼 여러 번에 나눠먹고 있었는데 무심결에 젓가락에 묻은 쌈장을 먹고 기절할뻔했다. 이번에 목 수술하면서 느낀 건데 간장, 쌈장 같은 장 종류는 편도수술 후에 특히나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추가로 시킨 바베큐소스도 매운 게 들어가 있어서 양념 없이 고기만 먹었다. 소스빠진 고기라니.. 참으로 가혹했다.

 

11일차-아픔강도★★★★★

어제 쌈장에 한번 놀라고 매운 바베큐소스에 또 놀랐는지 목에 통증이 많이 심해졌다. 통증 최고치를 찍었던 7~8일 차쯤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침은 간장 쥐똥만큼 넣은 흰쌀죽을 냉장고에 식혀뒀다가 먹고 점심에는 콩국수를 시켰다. 처음에는 콩물만 먹으려고 시켰는데 면을 먹어보니 차갑고 넘길만했다. 오이도 여러 번 씹어서 조심스럽게 넘겨봤는데 염라대왕 만나는 줄 알았다.. 저녁에는 아저씨가 연어 한번 먹어보라고 사이드로 시켜줘서 잘게 잘라서 먹었다. 타르타르소스를 향만 날 정도로만 조금 올려서 삼켰는데 먹었던 사람 음식 중 체고다ㅠㅠㅠㅠㅠ 초밥밥은 한 알씩 먹으면 먹을만했다. 오랜만에 잘 먹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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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차-아픔강도★★★☆☆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처음 느껴진 게 목 통증이 많이 줄었다는 거였다. 아침은 연두부랑 파우치 죽으로 때우고 점심에 냉모밀을 시켜 먹었다. 확실히 시원한 냉육수+국수 조합이 목 넘김이 좋았다. 고로케는 속 안에만 파먹으면 먹을만했다. 통증도 많이 좋아졌고 이제 좀 사람다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저녁에는 얌전히 흰쌀죽과 울집 아저씨 밥반찬을 조금 뺐어 먹었다.

 

13일차-아픔강도★★★☆☆

아침은 고정으로 연두부랑 파우치 죽으로 먹었고 점심은 어제 퇴근할 때 울집 아저씨가 사다준 초코롤케익을 먹었다. 저녁에는 회 먹자고 졸라서 회를 가위로 아주 작게 잘라먹었다. 목 안이 많이 아물었는지 간장 살짝 찍어서 먹었는데 삼킬만했다.

 

14일차-아픔강도★★★☆☆ 병원내원일

드디어 2주 차가 됐다. 7일 차에 진료받으면서 다음 진료일은 오전 9시 50분으로 예약해 놔서 아침에 연두부만 후딱 먹고 병원에 갔다. 오전 일찍 예약한 데다가 좀 더 여유 있게 갔더니 진료 보고 수납하고 나오는데 30분도 안 걸렸다. 진료받으면서 내시경으로 상처를 봤는데 거의 아물고 아직 아물지 않은 하얀 부분이 3분의 1 정도였다. 이제 가능한 선에서 일반식으로 먹고 아직 맵고 뜨거운 음식은 조심하라고 하셨다. 점심은 볼일 보고 들어오면서 편의점에서 사 온 유부초밥을 먹었다. 아직도 삼키기 전에 많이 씹어서 넘겨야 하지만 차가운 음식이라 그런지 자극이 덜 되는 느낌이었다. 저녁은 버터 갑오징어 구이를 시켜 먹었다. 선물 받아서 가지고 있던 와인도 따고 얼음을 넣어서 차갑게 먹었다. 

 

회복기간 중 다른 분들은 통증때문에 아이스크림을 많이 드시던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목에 가래가 껴서 침을 더 삼키게되고 숨쉬기도 힘들어서 아이스크림은 퇴원할때 사온 투게더 한통을 다 먹질 못했다. 아이스피치 같은 얼음형식으로 된 것도 사서 먹어봤는데 결국 가래가 끼는건 똑같아서 잘 안먹었다. 아침, 저녁으로 얼음가글만 열심히 해주고 통증이 심한 7~8일차에는 수시로 해줬다. 

 

15일 차부터 회복속도가 빨랐고 14일 차까지는 통증 줄어드는 정도가 '오늘 어제보다 좀 괜찮은가?' 헷갈리는 정도였는데 15일 차부터는 '오! 나 오늘 어제보다 더 괜찮아!'라고 할 수 있는 정도였다. 퇴원 후 2주 동안 고통을 맛봤는데 수술 후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오히려 편도가 안 부으니 목감기도 잘 안 걸리고 잘 때 편도가 부어서 입으로 숨을 쉬어서 일어나면 입안도 건조하고 목도 아팠는데 지금은 자기 전에 숨도 잘 쉬고 잘 때 입도 닫고 잔다. 여러모로 삶의 질이 좋아졌다. 친한 친구가 편도도 잘 붓고 수술 전의 나랑 증상이 비슷하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편도절제수술을 추천하는 중이다. 

 

아마 이 글을 찾아보고 계신 분들 대다수가 편도절제수술을 고민하고 있거나 수술날짜를 잡아놓은 상태일 거라고 생각을 한다. 나 또한 그랬기 때문이다. 근데 막상 해보니 걱정만큼, 아니 생각보다 더 아프다. 그래도 또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또 할 생각이 있을 만큼 너무 쾌적한 삶을 살고 있다. 이상 2주간의 기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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